2007년 7월 9일 월요일 까레이스키전을 보고오다

지난 토요일, 모네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길래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했는데
알고보니 그곳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이었습니다.

도착해서 여기는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모네전은 어디서 하느냐고 물어보니, 스탭분이 좀 당황하십니다.

" 본관에서 하는데요. 여기는 경희궁 분관이에요. "
" 본관은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
" 어, 걸어가기엔 좀 먼데요.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서 이러이러해서..

무료인데 이것도 보고 가세요.(생긋) "

좀 느지막하게 집에서 나온지라 이걸 보고가면
아무래도 오늘은 모네전은 못 볼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일찍일찍 좀 다녀)

" 네, 그럼 보고가죠 뭐.(생긋) "
" 네, 천천히 보고 가셔요. "

이런 해프닝도 재밌지 않습니까.



까레이스키전을 소개하기전에 까레이스키란 단어를 먼저 간략히 소개하자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루지야등지의 독립국가연합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교포들을 일컫는 러시아말입니다. 1937년, 스탈린 체제시에 소련의 소수민족의 분리,차별정책에 의해 연해주에서 살고 있던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시켰는데, 이 때 17만 5천여명이 실려갔으며, 도중에 1만 1천여명이
숨지고 말았습니다. 남은 사람들이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개척하고 한인집단농장을 경영하면서 그 곳에 뿌리를 내리게 되어 살게 됩니다.

올해는 2007년, 1937년 스탈린이 강제이주정책을 실시해 수많은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 이주,정착한지 70년이 되는 해로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까레이스키전으로, 7월 3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서
강제이주 1세대인 신순남, 안일을 비롯해 2,3세대인 신 이스크라, 박 니콜라이, 김 블라디미르(동명이 두사람입니다), 신 스베틀라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방송국 PD인 박리타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해주고 있습니다.
벽한켠에는 1937년 강제 이주 후 한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있습니다.


원래는 모네전에 가려고 했던 것입니다만 천천히 까레이스키전을 살펴보았습니다.
1세대의 작가들의 작품을 먼저 관람한 뒤에 2,3세대의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했는데 확실히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강제이주를 직접 경험했고 중앙아시아에서 혹독한 삶을 견뎠던 1세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갈등과 고난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다면, 2,3세대 작가들은 그에 비해 편안하고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세대 작가들의 작품에서 울분과 한이 느껴진다면, 2,3세대는 평화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1세대 작가인 신순남화백의 작품이 저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지 울분과 한만을 표현하는게 아니라, 다음 세대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왠지 울컥했습니다.
위의 만화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특히 「할아버지와 손녀」앞에서는 굉장히 멍하게 서있었어요. 결국에는 앞에서 신순남화백의 창작노트를 구입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두께가 한 2.5cm정도고 안의 내용물이 올칼라인데 만원밖에 안해요. 솔직히 한 삼만원정도일거라고 생각하고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만원이라길래 냉큼 사오고 말았습니다. 작품사진과 함께 신순남화백이 남긴 러시아어로 된 시와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지금은 읽고 있는 중인데, 다 읽고 나면 이에 관해서도 한번 포스팅해보겠습니다.
2,3세대들의 그림도 아름다웠다고 생각합니다. 1세대들이 어두운 색감으로 어두운 주제를 다뤘다면 2,3세대들의 그림들은 밝은 색채로 자연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신 이스크라화가의 작품들은 파스텔톤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이 쪽에서도 굉장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까레이스키전도 볼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안가보셨고 괜찮은 전시회들을 찾고계신다면 한번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으로 가셔서 관람을 해보시는 것이 어떨련지.



...그건 그렇고 다음주엔 정말 모네전 보러가야지...


<전시회 정보>

기간
2007년 7월 3일부터 7월 19일까지

관람료
무료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평일 : 10:00 ~ 18:00
토요일 · 공휴일 : 10:00 ~ 18:00
※ 휴관일 : 1월 1일, 매주 월요일

가는 방법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8번출구, 7번출구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
by chike | 2007/07/09 20:18 | + 그림일기(일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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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rum at 2007/07/09 22:49
정말 가고싶네요, 전시회 .............
시험끝나고 어떻게든 시간을 마련해볼까봐요...ㅇ<-< 문화생활을 즐기고시퍼여..
Commented by 열쇠。 at 2007/07/10 00:04
나도 전시회!
전시회 보러가고싶다~ ㅠㅠ ㅎ
좋았겠네, 부럽다 ㅎ
Commented by chike at 2007/07/10 01:00
룸룸님/ 실은 저도 참 오랫만에 문화생활을 즐겼더랬습니다..
또 기간이 길어지기전에 다른곳도 또 가보고 그래야겠지요;;ㅠㅠ← 가볼만한 전시회였어요^^

열쇠님/ 응. 원래 목적은 저기가 아니었지만 우연히 보석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어서 즐거웠어요.^^
하핫, 열쇠양의 맛집포스트들을 보자면 나도 열쇠양이 부럽고..ㅠㅠ
Commented by 카쿠카에 at 2007/07/10 07:47
...저도 문화생활..하고싶어요.
Commented by 윌버 at 2007/07/10 10:12
에헤헤. 까레이스키전이라. 무슨 그림들이 있는지 궁금하네..
모네전 나도 한번 가봐야 되는데. 같이 가쟈가쟈~ '3' '3'
Commented by chike at 2007/07/12 02:41
카쿠카에님/ 한동안 문화생활을 하지 못해서 전시에 가보는것이 참으로 오랫만이었습니다..;ㅅ;

윌버님/ 그림들은 다 멋졌어요. 나중에 도록 보여줄께..:D
좋지요, 모네전 함께 보러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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