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6일 수요일 바람의 화원 읽는 도중에


이정명씨의『바람의 화원』을 읽는 도중에

1.

" 달이 높이 떴구나, 윤복아...... "
윤복아, 라고 말하는 홍도는 가슴께가 찌르르했다. 어린 생도로 그를 만난 후 지금껏 이렇게 다정스런 말투로 이름을 불러본 적이 언제 있었던가.
" 예, 달빛이 참으로 서늘합니다. "
유일한 경쟁자는 동시에 곧 유일한 동료이기도 했다. 세상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단 한사람.
천재의 외로움을 이해하는 유일한 천재. 양식이 아닌 예술을, 기법이 아닌 정신을 함께 논할 벗, 그리고......
그리고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낯선 감정.
윤복의 붓끝에서 살아나는 화려한 색감들을 볼 때마다 홍도는 이유모를 욕망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바람의 화원, p246,247 인용)

2.

가지 끝에서 오래오래 농익은 과일 한 알이 떨어지듯, 윤복은 홍도의 가슴 위로 툭 떨어졌다. 오래오래 열매를 기다리던 땅은 그 무게를 아프게 느꼈다. (비유가 더 애절..)
" 널 내 곁에 잡아두는 건 나를 위한 일이지만, 널 이곳에서 떠나보내는 것이 진정 널 위한 일이란 걸 알겠다. "
윤복을 쓸어안고 조용히 말하며 홍도는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달았다.
(바람의 화원, p258,259 인용)



..제가 지금 읽고 있는게 팩션인가요 팬픽션인가요..
왜 에로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거죠.
저 부분은 그나마 덜 민망한 느낌이라 옮겨 적어보았지만 저것보다 좀 더 노골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신윤복을 굉장히 좋아하는 반면에 그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가 적은지라 늘 아쉬웠고,
신윤복과 김홍도가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니 화원에서 마주친 적이 있을테니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났다면 참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혼자 상상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윤복과 김홍도가 주인공으로 나왔다는 소설이라기에 반갑게 읽었고
나름대로 괜찮은 팩션인 것 같습니다만
소설에서 이 둘의 관계를 표현할 때만큼은 뭐랄까, 미묘한 느낌입니다.

어째든 2권까지 읽어보면 이 소설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ps(2007년 9월 27일 오후 3시 추가).
알고보니 반전이 있었습니다.
반전이라기보다, 으으음. 뭐라고 해야할지.
..그래서 책은 꼼꼼히 다 읽어봐야 하는군요. 에이참 괜히 부끄럽습니다..^^;;(긁적긁적)
어떤 반전인지 알고 싶으신 분은 한번 꼭 읽어보세요!(←광고하기)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by chike | 2007/09/27 00:03 | + 끄적이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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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지엘 at 2007/09/27 00:14

이것은 진정......................................................................................................................
작가가 동인이다 파문
Commented by 에탄디 at 2007/09/27 00:39
묘사가 왜이리 애절하죠....ㅠㅠㅠㅠㅠㅠ 글에서 넘치는 애정이 느껴져요 ㅠㅠㅠ
Commented by nina at 2007/09/27 01:01
...마맙소사.....이게뭐죠 화끈...
Commented by Rumrum at 2007/09/27 01:20
미칠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chike at 2007/09/27 15:15
라지엘님/ ..이 포스팅을 읽고 좀 더 읽었는데 실은 반전이 있었습니다..orz 그래서 납득.. 역시나.

에탄디님/ 묘사가 애절하면서, 애정이 느껴지는 문장들이죠..

아이다님/ 읽으면서 화끈거렸답니다..;;

룸룸님/ 알고보니 이유가 있었더라구요..ㅠㅂㅠ;;;;;;
Commented by 아케트라브 at 2007/09/27 23:11
음 춘향전중에도 에로소설급 춘향전이 있죠. 어떤건지는 기억안납니다(먼산_)
Commented by chike at 2007/09/30 01:30
아케트라브님/ 문장에서 비유가 묘하게 에로틱하달까요.
에로소설급 춘향전이라, 한번 읽어보고(?)싶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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