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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본편
part 1. by chike part 2. by moppet 주인공 소개 캐릭터 프로필: 한아리(chike) 캐릭터 프로필: 차장, 토끼군(moppet) 아아, 또 늦어버렸습니다. 사이에 시험기간과 이것저것 있었다는 것을 고려해서 이번만은 특별케이스로 어제까지로 마감을 결정했는데, 또 늦어버려서 벌금이.. (우아앙 나으 피같은 돈..) 이번에는 만화와 글로 올려보았습니다. 그러면 다음 필님 부탁드립니다.... 이번부터 필님도 참가하기로 해서 다음은 필님 차례... ![]() 그리고 키 큰 남자, 방금 토끼에서 인간으로 변해버린 남자는 몸을 살짝 돌리면서 말했다. " 아가씨가 사는 세계와 저희가 사는 세계는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백업된 세계입니다. " 백업? 백업..이라고 함은.. 잠시 망설이던 나는 조심스레 머릿속의 생각을 말로 옮겨보았다. " ...백업? 컴퓨터의 디스크백업같은 거 얘기하는거에요? " " 네. 완전히 같은 건 아니지만 비슷한 개념이에요." 점점 믿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다른 세계인데 어째서 알기 쉽게 컴퓨터 용어가 나오는 걸까. 이 밀려오는 현실감. 하지만 그가 짓는 표정이 거짓말을 하려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순박해 보였기 때문일까, 여기서는 그의 설명이 끝날 때까지 일단 기다려보기로 마음을 먹고 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마음속의 생각이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타입인가 보다. 차장인 남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참견하듯이 말했다. "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컴퓨터가 있어. 그러니까 알기 쉽게 설명하는거야. " ![]() 주변사람들은 항상, ' 너는 정말 표정이 알기 쉬워. 뭔가 불만이 있거나 미심쩍은 듯한 느낌이 들면 벌써 입이 불룩 튀어나오거든. '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는 또 어딘가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왠지 부끄러워져서 손등으로 얼굴표정을 가리면서 토끼인 남자를 쳐다보았지만 다행히 내 뚱한 표정에 대해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그가 웃으며 " 설명을 계속 해도 될까요? " 라고 묻자 나는 여전히 손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태초에 이 세상에는 딱 하나의 세계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 그런데 그 첫번째 세계를 창조한 의지..라고 해야할까, 사실 저희도 그 존재를 확실히 뭐라고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9가지 세계의 이론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저희 토끼족들 사이에서도 그 존재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고 많은 논란이.. " 나름대로 그는 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할 수 있는 적당한 단어를 찾으려는 듯 했지만, 전혀 그 이야기를 모르고 있는 나에게도 이야기가 어느덧 삼천포로 갈 조짐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차장인 남자가 '안되겠군'하며 고개를 가로 젓다가 그의 어깨를 손으로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 " 잠깐, 이야기를 왜 그렇게 복잡하게 하고 있어. " " 아, 그렇지만.. " 하며 그가 다시 설명을 계속하려는 것을 남자가 막았다. "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신이야. " " 잠깐만요 차장님. 그렇지만 그 표현은 굉장히 위험한 표현인 걸 아시잖아요. " 위험한 표현? '신'이라는 표현이 어째서 위험한 걸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다. " 뭐 어때. " " 차장니임... " 그는 원망하는 눈초리로 차장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지만 더 이상 뭐라고는 하지 않았다. 나에게 설명을 계속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 듯 했다. " ..네, 일단은 매우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지만..신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어째든 그 신은 첫번째 세계를 보조하기 위해 '첫번째 세계'를 닮은 세계를 여덟 개를 더 만들었습니다. " " 여기는 제 8 지구야. 아가씨가 살고 있는 곳이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제 9 지구이고. " 차장이 다시 덧붙여 말했다. " 첫번째 세계를 닮게 만들어진 것이 여덟 개의 세계입니다. 그 여덟개의 세계가 서로 닮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이 '서울'은 아가씨가 살고 있는 '서울'과 닮아있을 수밖에 없는거에요. " " 그런가요.. " 여전히 믿기에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일단, 머릿속에 받아들이기는 했다. 아까 차장이 말했던 ' 같지만 다른 세계'라는 건 이러한 의미였구나. " 그렇지만 닮아있는 거지, 똑같은 건 아냐. " " 네? " " 아가씨가 아까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 않느냐고 했지? 정확히 말하자면 첫번째 세계를 닮게 여덟개의 세계가 만들어졌어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완전히 같지는 않아. 확률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그래서 조금씩 서로 달라지면서 여덟개의 세계는 닮으면서도 아주 다른 부분도 있고 그래. " " 그렇군요.. " " 저 바깥을 보시겠어요? 건물의 간판이 보이나요? " 토끼인 남자가 손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다시 바깥을 살펴보고서 나는 작게 탄성을 질렀다. 지를수밖에 없었다. " 아.. " 바깥에는 한글과 비슷하긴 하지만 한글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언어로 된 간판들이 있었다. " 아가씨가 살고 있는 서울과 문자가 조금 다르지? " 확실히 그랬다. 저건 어떻게 읽어야만 하는 문자일까? 아예 다른 문자라면 몰라도 한글과 비슷한 생김새의 그 문자를 나는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제 8 지구와 제 9 지구는 소통하는 언어는 거의 같지만 쓰는 문자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거든. " 대답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아마 대답을 했어도 거의 건성이었을 것이다-계속해서 바깥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까는 자세히 못 봤지만 확실히 지나가는 간판들마다 한글처럼 보여도 한글이 아닌 언어들로 적혀있었다. 아- 나는, 정말로 다른 세계에 와버린건가. " 그리고, 또 확실한 다른 점이.." 뒤에서 차장이 뭔가 생각해내려는 듯 음, 음 하면서 고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제 9 지구의 서울은 청계천 복구사업을 했지만 이쪽은 안했거든. 그래서 고가도로가 아직 남아있어. " 와, 방금 무지하게 미묘한 예를 들었다. 덜컹,덜컹하는 전철의 소리가 들린다. 지금은 커브길을 돌고 있는지 살짝 들리는 느낌이 나며 옆칸이 오른쪽으로 쏠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천장이 꽤 높아졌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주저앉아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사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일어나야만 했다. " ...네, 알았어요. " 목소리가 마치 발표를 할 때처럼 약간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 일단 여기가 제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세계라고 믿어볼께요. "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차장이 말했다. " 지구와 지구 사이에는 작은 틈 같은게 있어. 나와 이 녀석은 그 틈을 이용해서 이 열차에서 살고 있지. 그런데.. " " SR대입구역에 그 틈이 있습니다만, " " 거기에 아가씨가 들어와버린거야.. " 토끼인남자가 한숨을 쉬며 차장을 바라보았다. " 그러니까 그 시간대에 출발하는 건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9지구인이 실수로 탈 수도 있다고. " " 이봐, 그 시간대에 출발안하면 우리는 그 '녀석'들에게 벌써 붙잡이고 말았을게다. 보통은 아무도 없을 때였다고..! 게다가 그럴지도 몰라서 회송이라고 표시해놨는데 들어온 쪽이 잘못이지! " " ...죄, 죄송합니다. " 왠지 잘은 모르겠지만 사과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왠지 마음이 약한 사람처럼 보였던 토끼인 남자는 지금만큼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 아뇨, 아가씨는 잘못 없어요. " " 아냐. 저 녀석도 잘못 있는거야. " " 잠깐만요. 지금이 잘잘못을 따질때인가요?! " " 너가 먼저 시작했잖아. " " 제가 언제-.. " " ..저기, 저는..그러면... " 조금 떨렸지만 어째든 물어야만 했다.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하니까. " 그럼 전, 제가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건가요..!? " 차장은 잠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후-하고 한숨을 쉬며 한손을 머리에 짚었다. " 아니..그렇진 않아. 그 틈은 늘 뚫려있는 걸. 언제든지 갈 수 있어. " 떨림이 조금 멎은 듯 했다. 아, 다행이다, 다행이다. " 아..그러면 부탁합니다. 전 제가 사는 곳으로 돌아가야해요! 2교시는..지금 시간으로 봐서 늦었을지 모르겠지만, 5교시 시험이라도 들어가야만 해요! " " 시험? " 차장이 갸웃거렸다. 옆에서 토끼인 남자가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 제 9지구의 한국은 학력위주의 사회에요. 성적과 연결되는 학교시험이 매우 중요하죠. " " 그렇구나. " 네, 그렇습니다. " 미안하지만 아가씨, 돌아가는 것은 가능하긴 하지만, 아가씨가 사는 동네로 돌려보내줄 시간은 없어. " " ..에? 어째서요! " " ... " 곤란하다는 듯이 토끼인 남자를 바라본다. 토끼인 남자 역시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좀 바쁘거든. " 나는 완전히 패닉상태였다. " ....말도 안돼, 아저씨!! 제발 부탁이니까 돌려보내주세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등록금이 무려 XXX만원이에요!!!! 그런 주제에 에어콘도 난방기구도 없는데다가 사물함은 따로 X만원 주고 사야하지.. 장학금 안 받으면 안된단 말이에요 저희집은 중산층이라구요! " 정신을 차려보니 토끼인 남자는 내 어깨를 짚으며 ' 진정해요, 진정해요. ' 라고 말하고 있었고 차장인 남자도 약간 당혹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 ..저어기- 아가씨가 다니는 학교란 참 빡빡하구나. 그렇지만 걱정마. 아가씨. " 그리고 차장인 남자의 얼굴에서 당혹감은 사라졌다. " 그 세계는, 얼마뒤면 없어지니까. " 그 당혹감이 내 뒤에 서 있던 토끼인 남자에게 다 가버린 것인지 그의 표정은 ' 당혹감이 두배가 되었습니다 ' 라고 말하고 있었다. " 차장님! " " 뭐 상관없잖아,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설명해야할 건 해야지. " " ...그렇지만, " 그러고서 토끼인 남자는 뭔가 웅얼거렸지만 작은 목소리여서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차장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 무슨 소리에요? " 내 목소리에도 더 이상의 떨림은 없었다. 그러나 대답은 뒤에서 들려왔다. " ..제가 설명할께요. 아까도 말했듯이 백업된다고 했잖습니까. " " 백업.. " " 여덟개의 세계는 원래 같은 세계에서 복사된거지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삶에는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고, 확률로 인해서 세계는 달라집니다. 문자가 조금 다르다거나, 건축 공사가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처럼요. " " 그것이 신께서는 참 마음에 안 드셨는지- " " 백년에 한번씩 모든 지구들은 새롭게 백업-, 그러니까, 첫번째 지구의 세계로 덮어씌워집니다. " " 그러면 그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들은 모두 그 첫번째 지구의 세계로 통일이 되는거야. 그렇기 때문에 없어진다는거지. " " 여덟개의 지구들이 덮어씌워지는 시간은 아가씨의 서기 2008년 1월 1일. " " ....앞으로, 두달 밖에 남지 않았거든. " 그것은, 마치 간신히 대학에 합격한 고3에게 합격취소가 되었으니 너는 1년동안 다시 수능공부를 해야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과 같은 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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